낮달맞이꽃을 보고 있으면 연분홍빛깔의 아담한 모습이 마치 수줍은 소녀의 모습처럼 여리고 아름답다. 얇은 잎 속에서 보이는 꽃맥이 마치 실핏줄이 그대로 드러나는 맑은 살빛을 지닌 소녀를 연상시킨다. 사람들에게 비교적 많이 알려진 노란 달맞이꽃이 그 이름에 걸맞게 밤에 피어 동이 트면 시드는 꽃인데 반해, 낮달맞이꽃은 달맞이꽃과 꽃 모양이 닮았으며 낮에 피는 꽃이라 해서 낮달맞이꽃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꽃은 흰색으로 피어 점차 옅은 분홍색 변하며, 꽃잎은 4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줄기와 잎자루 사이에서 한 송이씩 여름에서 이른 가을에 걸쳐 핀다. 낮달맞이꽃은 한국인의 정서에 무척 와 닿는 꽃이름이지만 원산지는 미국 남동부와 멕시코이다. 관상용으로 외국에서 종자를 들여와 화훼류로 길러 판매되고 있는 품종이다. 그러나 보는 이로 하여금 서글픈 보호본능을 일깨우는 듯 한 낮달맞이꽃은 그 고향이 어딘지 어떻게 피어나게 되었는지를 굳이 물어보지 않더라도 이미 우리의 감성 속에 깊이 자리한 꽃으로 여겨진다. 낮달맞이꽃은 화단이나 길가의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데 꽃이 아름다우며 개화기가 길고 또 강건하여 한번 심어두면 매년 예쁜 꽃을 잘 피운다. 일반종의 달맞이꽃이 2년초이지만 낮달맞이꽃은 다년초이다.
씨앗은 좀처럼 달리지 않지만 뿌리줄기가 뻗어 번식하기 때문에 포기나누기로 번식은 쉽게 할 수 있다. 화분에 심겨진 것은 빛과 바람이 많은 자리에서 화분 표면의 흙이 마르면 한 번씩 흠뻑 물주기 하면 되고 화단에 심겨진 것은 특별한 관리가 없어도 번식이 잘 된다. 추위에도 강한 품종이라 강원도 고지대만 아니라면 어느 곳이던 화단에 심을 수 있다. 옅은 분홍색의 꽃색이 아름다워 분홍달맞이꽃이란 이름으로도 불리고 두메달맞이꽃, 멕시코달맞이꽃, 하늘달맞이꽃 등으로도 불린다. 낮달맞이의 꽃말은 ‘무언의 사랑’이다. 발그레한 두 볼에 수줍은 사랑을 간직한 어여쁜 소녀 같은 낮달맞이꽃. 활짝 핀 낮달맞이꽃 무리를 보고 있으면 해맑은 소녀들의 웃음소리가 깔깔 들리는 것 같다.
<글: 이태호(청도자생식물원 원장)> 출처 : 흙살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