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5년 07월10일(음력06/05) 날씨: 비 그리고 흐림
산행지:백두대간 7회차 진고개~대관령구간
산행자 : 산벗모임 대간팀
산행코스 : 동대산~진고개~노인봉~소황병산~매봉~곤신봉~선자령~새봉~대관령
어프로치 1.7km,도상거리: 27.5km,
산행거리 :29.2km, 산행시간: 11시간30분
개요
노인봉은 오대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백두대간(남진)의 마루금이 동대산을 지나 진고개를 선자령으로 연결하는 첫 번째 봉이다.
노인봉의 산행기점인 진고개는 도로가 잘 개설 되어 산행기점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진고개에서 노인봉까지 1시간 30분정도면 오를 수 있다
노인봉 정상은 기묘하게 생긴 봉우리가 솟아 있어 멀리서 이 곳을 바라보면 백발노인의 형상과 같다고 하여 노인봉이라 부른다고 한다.
노인봉 정상에서는 단일산행으로 가능한 4시간 코스의 계곡으로 향하는 산행길이 이어지는데 이곳을 소금강이라 부르며 계곡의 요소마다 눈을 뗄 수 없을정도로 볼거리가 많아 한 순간도 지루함을 느끼지 못할 만큼 아름다운 비경이 산재 해 있다.
이 중에서도 금강산의 풍경과 흡사한 구룡연과 상팔담 등은 소금강의 백미로 꼽을 만큼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며 계곡의 요소마다 구름다리가 설치되어 안전산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여름에 계곡산행지로 최적지이기도 하다.
선자령은 제왕산,백덕산. 태백산과 더불어 겨울철 럿셀 산행지로 유명한 곳이며 노인봉을 지나 대관령을 향하는 북쪽에 위치한 선자령은 산악인들에게는 한국의 히말리야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곳은 서 있기에도 벅찰 만큼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과의 전쟁으로 공포의 대상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살갓을 파고드는 영하2~3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에 이곳을 산행하다 보면 자연이 우리를 품어주는 위대함에 놀라게 되고 특히 매년 1~2월경의 1m가 넘은 하얀 백설의 설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의 위대함에 도취되게 하여 숙연하게 만든다.
선자령에 사방을 조망하면서 여름에 느끼는 정취는 주변의 삼양목장의 드넓은 초지가 우리를 압도하게 만들 뿐 아니라 점봉산~곰배령 구간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초원의 한 장면을 연상 시키듯이 이곳 또한 한없는 포근함을 안겨 주며, 겨울의 선자령 설경은 닥터지바고에 나오는 눈을 시리게 하는 백색의 세계가 펼쳐지고 풍속4~50m을 넘나드는 세찬 바람은 중심잡기도 힘들 정도로 세차기에 이곳의 나무는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옆으로 누워 자라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하다.
정상에서 조망하는 동쪽의 동해바다와 북쪽의 노인봉과 곤신봉 남으로 이어지는 능경봉과 발왕산의 용평스키장이 눈앞에 아른거리게 만들어 대간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든다.
대관령하면 떠오르는 것이 고원지대와 더 불어 신사임당이다.
재덕을 겸비한 가장 전형적인 여성상으로 꼽히는 신사임당은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으며, 바느질이나 수예는 물론 글과 글씨, 그림 등에 이르기까지 천재적인 재능을 보였고 예술가인 동시에 어진 부인이며 훌륭한 어머니였다.
특히 7남매를 모두 훌륭하게 키우면서도 시부모님과 홀로 계시는 친정어머니를 극진히 모셨던 효녀로도 널리 알려지신 분으로 혼인한 후에도 친정에 홀로 계시는 어머님을 모시느라 대관령을 넘어 친정인 강릉과 시댁인 서울사이를 자주 왕래했다고 한다.
이렇듯 신사임당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이 대관령은 영동과 영서를 연결하는 주요한 교통의 요지였다
대관령는 고갯길을 내고 두 번씩이나 죽음을 당한 고형산이라는 사람 이야기가 유명하다.
본래 대관령 고갯길은 오솔길이었으나, 이 고갯길을 조선시대 중종 때 고형산이라는 사람이 사재를 떨어 수 개월간에 걸쳐 우마차가 다닐 수 있도록 넓혀 놓아 강릉과 한양간의 교통편이 편리해졌다.
그 후 세월이 흘러 병자호란이 일어나 청나라 군대가 주문진으로 상륙하여 고형산이 넓힌 대관령 길을 이용하여 쉽게 한양을 침범하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혼 줄이 난 인조가 크게 노하여 고형산의 묘를 파 헤쳤다고 한다.
이 밖에 소황병산과 매봉 그리고 새봉은 산행기록에 나열하기로 하자.
노인봉에서 조망 해 보는 파노라마
산행 전
한계령~조침령의 4구간을 진행하지 못하고 오색에서 멧돼지요리에 점심을 먹은 후 재도전
하려고 하였던 4구간이 호의주의보로 인하여 입산통제가 되었고....
(지속되어온 통제구간이지만 대간을 이어 가기 위 해 어쩔 수 없이 산행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공단측에는 미안한 마음이 앞서지만 전 구간을 이어 가려는 욕심에 진행을 해야하는 아픈 마음을 이 산행글을 읽으신분들은 이해 하실것으로 믿습니다.)
전날 밤 폭우속에 무리하게 진행을 하다 보니 대간길의 마루금도 밟아보지 못하고 서쪽(가리봉)으로 하산을 해야 했던 어려움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다음으로 기회를 미룬다.
이왕에 포기하려고 마음 먹은 것이기에 7구간을 진행하기 위해 일요일 새벽에 진부를 지나가는 대간팀과 합류를 하기로 결정을 하고 오대산으로 이동을 하기로 한다.
낮 시간이 남아 있기에 조금 일찍 도착하여 지난 번에 마무리 하지 못했던 구간(1.7km)이나마 마무리 짓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진고개~대관령구간에 합류하기로 하였으나,
오색에서 양양으로,양양에서 강릉으로,강릉에서 진부로 이어가는 버스편을 이용하다 보니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진부에 도착하니 벌써 18시를 지나고 있는지라 일찍이 저녁식사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로 하여 모든 일정을 마무리 한다.
진부에서는 제법 유명한 해물탕집을 우연히 발견하고 걸직한 해물탕에 소주 한 병 시키니 약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무심님과 요물님인지라 나만의 차지가 되어 모처럼 고주망태가 되어서 흡족한 음주를 즐기고 숙소로 돌와 샤워한 후 만사 제처두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
속사IC를 빠져 나온 대간팀에서 걸려오는 전화 벨소리에 잠 깨어 일어나니 새벽 1시30분을 지나고 있다.
부시시한 눈초리로 전날 밤에 챙겨놓은 베냥을 둘러메고 이미 약속되어 있는 진부터미널에 나오니 대간팀을 태운 버스는 이미 도착하여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는 대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무심님이 먼저 나와 준비 해 주는 물병을 하나 씩 나누어 가지고 진고개에 도착하니 02시10분이다.
버스가 진고개로 향하는 도중에 지난 구간 중 완료하지 못한 1.7km구간을 진행할 사람 손들라고 하는데 손드는 사람은 나 혼자인지라 약간은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백두대간을 완료하고 지도상에 그림을 그릴 때 끊어지는 구간이 있다면 억울할 것이라는 생각이 항상 머리속을 지배하고 있었기에
혼자라도 다녀 오겟다고 하니 대장이 가는데 안갈 수 있느냐고 웃으면서 따라나서는 요물님과 팀웍을 깨지않기 위해 의리를 지켜 주시는 무심님 그리고 바람님과 "발발이"라는 닉이 이상스러워서 내가 "초원"으로 작명해준 초원님과 5명이 동행하여 유가 대장님의 승락과 인도아래 1.7km의 어프로치구간의 어둠속으로 살며시 스며 들어간다.
(지도 클릭하세요)
산행글
02시 10분 진고개휴게소에 도착한 우리일행은 곧바로 노인봉으로 향하는 팀과 잠시동안의 이별을하고 동대산 구간을 잊기 위해 먼저 출발을 합니다.
1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된 비알을 치고 올라 지난 구간 때 어쩔 수 없이 우회를 해야했던 그 자리에 다시 도착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공단에서는 생태계보호를 위해 휴식년제 구간을 지정 해 놓은 곳이지만 대간의 마루금을 이어가려는 나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안타까움만 더 할 뿐이고 공단 관계자에게는 미안한 마음입니다.
03시30분
전날 산행의 피로감 누적이 아직은 해소가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무거운 몸으로 진행을 하다보니 50분이면 족히 오를 수 있는 거리를 1시간 10분에 걸쳐 오르고 나서 기념사진 남기고 대관령까지의 본격적인 마루금 이어가기가 시작 됩니다.
05시07분
진고개에서 노인봉으로 이어 지는 소풍길 같은 평지의 임도를 따라 진행하는 이 구간은 부슬부슬 내리는 이슬비와 함께 진행은 하지만 너무나 편안한 길이기에 콧노래가 절로 납니다.
진고개에서 한 시간여정도 오른 후 우측 안부에 지난 해 홍수로 인하여 산사태가 난 자리에 사방사업을 해 놓았으나 산세가 부드럽기로 유명한 노인봉 자락의 안부가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05시17분
비단길처럼 곱디고운 이 길을 지나고...
05시17분
대간의 마루금에서 200정도 벗어나 있는 노인봉에 오르는 것이 의미가 없을것 같아 곧장 노인봉대피소로 가려고 하나 요물님이 정상에 오르고 싶어하여 함께 정상에 오르자 사방으로 펼쳐진 운해가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05시23분
황병산 방향의 운해
순식간에 부드러운 능선을 감춰버리는 운해의 신비에 감탄을 하고...
능선을 타고 다시 나타나는 운해에 또 다시 감탄을 합니다.
05시30분
정상의 기념으로 남기고...
05시49분
노인봉 대피소에 도착을 합니다.
이 곳의 주인장이 얼마 전 18일만에 연속종주로 대간을 마쳤지요?
주의
이 곳에서 무심결에(무릉계곡표지판방향) 진행을 하면 대간길과 반대로 소금강 계곡으로 향하게 됩니다.노인봉에서 내려와 우측의 등로를 선택해야하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노인봉정상
멧돼지의 파괴현장 !
산을 찾는 사람들이 파괴하는 정도는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겠지요?
요즘 대간을 이어 가시는분들 버려진 쓰레기 주어 올 정도로 자연을 사랑하는데 간혹 자기가 가져온 음식물을 무의식중에 버리는 사람들 있지요?
그래도 멧돼지의 횡포보다는 덜 할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끝 없이 파 헤쳐진 멧돼지의 파괴현장을 바라보며 진행하여 정상에 오르면 갑자기 나타나는 넓은 초원(삼양목장)에 벌어지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이 날은 깊은 운무때문에 정상에서 많은 조망은 하진 못했지만 간혹 맑아지는 하늘아래 펼쳐지는 초원지대의 장관은 뇌리속에 오랫동안 각인되어 있을 것입니다.
주의!
초원지대가 시작되는 이 곳에서 무심결에 좌측의 능선으로 빠지게 되면 마루금에서 이탈을 하게됩니다.
반드시 초원의 중앙으로 횡단하여야 소황병산 정상에 도달할 수 있는데요?
중앙을 횡단하여 500여미터 진행하면 T자도로를 만나게 되는데 좌측으로 방향을 잡아야 소황병산으로 향하게 됩니다.
07시02분
정상의 맞은편에 어떤 영화에서 본 것 같은 야외파티 셋트장이 갖추어져 있고 옆에는 양변기까지 설치 된 이동식 화장실이 있으니 사용하고 오시길 바랍니다^^**
작가들 흉내내어 한 컷 해 봤는데.....
영 아니지요?
참조팜나무가 군락을 이루어 피어 있는 곳이지요.
임도를 따라 진행되는 도로는 때로는 지겹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끝이 안 보이는 초원이 마음을 바꾸게 하고 한 그루의 나무가 어떤 생각을 떠 올리게 합니다
좌측의 능선계곡의 운무속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오늘도 멧돼지가 우리의 인기척에 놀라서 도망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황병산이
09시40분
눈요기 하라고 잠깐동안 보여 주다가 다시 구름속을 자취를 감추어 버립니다.
매봉을 내려서면서 먼저 진행하는 동료들이 파이팅을 외칩니다.
매봉으로 보이는데...
10시09
어렵게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전망대에 오는 동안 약간의 알바를 하였는데 도로확장공사을 하면서 마루금이 파 헤쳐져 방심하면 마루금에서 이탈하게되니 조심하여 진행해야 합니다.
공사관계자들이 마루금 표시라도 해 주면 좋을텐데 .......
여기에 카페까지 개설하여 영업 하신다는 입담 좋으신 아주머니한테 막걸리 두 통사서(한통에 5천원인데 대간꾼이라고 4천에 팔데요) 시원하게 한 사발씩 나누어 마시고 선자령을 향 해 출발을 합니다.
꿀벌의 망중한!
선자령 오르는 입구에 도착하면 보현사로 내려가는 길목이 알바를 유혹합니다.
실제로 이 곳에서 비몽사몽 움직이다보니 300여미터 보현사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현사 방향에서 올라오시는 부부산꾼의 도움으로 되 돌아 올라왔습니다.
확장하고 있는 도로를 따라서 올라오면 도로의 좌측에 선자령으로 오르는 대간꾼들의 표시기가 많이 걸려 있으니 보현사 구간만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물레나물
소황병산에서 시작하여 매봉과 곤신봉 그리고 전망대와 선자령에 이르는 구간은 야생화의 천국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수 많은 야생화가 우리를 반깁니다.
기린초
짙은 안개와 개스로 경관을 조망할 수 없었지만 덕분에 좋아하는 야생화를 마음껏 볼 수 있어서 기분은 짱이었습니다.
분홍바늘꽃 군락지
동자꽃 군락지
토요일 산행에서 질뻑거리는 신발 때문에 발이 불었다가 다시하는 장거리 산행에 발바닥의 표피가 벗거져 통증이 오는 가운데서도 끝 까지 산행을 포기하지 않고 선자령에 무사히 안착하여 산벗모임의 회장님의 축하를 받고 버스로 이동하여 산행을 마치니 13시 50분입니다.
집행부가 준비해 준 우거지 해장국에 밥 한그릇 뚝딱하고 소주한 잔에 배고품을 달래고 버스에 오르자 마자 잠들어 버립니다.
산행후기
연속하여 진행한 산행이 첫 구간은 비록 실패를 하였지만, 나름대로 오지산행을 하였다고 스스로 위로하며 두 번째 구간의 성공에 만족함을 느낌니다.
언젠가는 이어야 할 단목령 구간의 미련이 한 동안 머리속을 떠 나지 않을것 같지만 일단은 접어두려고 합니다.
야간산행의 어려움을 다시한 번 일깨우게 한 이 번 산행이 앞으로 나에게 어떠한 생각를 갖게 할지는 모르지만 대간을 이어가는 산행이 장거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야간산행을 해야 한다면 보다 과학적인 연구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나의 진행에 묵묵히 따라주신 무심님의 너그러운 마음과 질서 그리고 아프신 허리때문에 고생이 많았을텐데도 내색하지 않고 끝 까지 완주하신 요물님께 감사 드립니다.
산행 중에 격려 전화주신 산초스님과 이 번 산행에 고생하였다고 인천에 도착하니 강화도에까지 가서 강화인삼막걸리와 부침개 그리고 맛살에 도토리묵까지 푸짐하게 준비하여 위로를 해 주신 마이너님과 메이저님 그리고 해랑님부부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