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8년05월 05일(어린이날 ) 날씨:비온 후 맑음
산행지: 백두대간30-1구간(대관령~동대산)
산행자:한산님과 동행
산행코스: 대관령~선자령~곤신봉~소황병산~노인봉(갈림길)~진고개~동대산~1300봉(비박)
산행거리:27.51km, 산행시간:12시간 30분
31-2구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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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황벽산의 구름과 넓은 초원이 있는 곳!
겨울에는 설원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고 여름에는 600만 여평의 푸른 초원의 역동적인 느낌에 이국의 정취를 풍기는 풍력발전기와 지천으로 피어 나는 야생화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번 구간은 1000m 고원의 하늘금을 밟아 가며 주변의 산군들을 마음 껏 조망할 수 있는 꿈과 낭만이 있다..
고려시대에 “대현”이라 불렸던 대관령에는 수 많은 역사와 민초의 애환이 살아 있은 곳으로 고려 태조(왕건)가 신검을 제압할 때 하늘의 계시를 받아 승리한 것을 기념하여 산신각을 짓고 제사를 지내게 되었다(고려사)는 기록이 대관령산신제와 국사성황신(김유신)제로 이어 져 오늘날 강릉단오제의 근거가 되었다.
이두문자화 되지 않은 순수한 우리말이라 더욱 친근감을 더 해주는 “새봉“은 곤신봉과 황병산 사이에 있는 또 다른 이름의 ”매봉”과 함께 이름 높은 사냥터로 매를 날려 사냥감을 쫒던 횡계사람들의 용감무쌍하던 기풍을 이제는 매년1월11일~ 15일사이에 열리는 횡계의 축제에서나 그 느낌을 전해 받을 수 있을 뿐이다.
횡계 사람들이 사냥을 마친 후 서냥당에 사냥감을 올려 놓고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던 사냥노래 한 토막을
여기에 남긴다.
눈이 많이 내렸으니 산짐승이나 잡으러 가세 에~헤야 얼 ~럴 ~럴 상사디야
너도 가고 나도 가세 손에 손에 창을 들고 에~헤야 얼~ 럴 ~럴 상사디야
이 산 저 산 살피면서 황병산에 올라가세 에~헤야 얼 ~럴 ~럴 상사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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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글
5월 4일밤 경부고속버스 터미널에서 23시30분 강릉행 심야고속버스를 타기 위해 밤비를 맞으며 집을 떠 나는 마음은
다음 날 오전에는 비가 그친다는 일기예보를 믿고 가벼운 차림을 하였으나 다음 날 산행에서 추위에 떨어야 하는 심한
고생을 하게 되었다.
업친데 덮친격이라 차 안에 모자까지 두고 내려 이마를 타고 흘러 내리는 빗방울 훔쳐 내느라 브러쉬 역할 하기에 바빳던 양 손은 대관령 바람에 얼어 버렸고........
강릉 터미털에서 선지해장국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콜택시(20.000원) 불러 대관령 가는 길은 1m시야도 안 보이는 심한 안개로 인하여 한 시간이 넘게 지체되어 산행 들머리에 내렸을 때는 한치 앞도 구별할 수 없어 옛휴게소 근처에 머물 다 갈 요량으로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보았으나 쉴 만한 공간이 없어 낭패를 면할 수 없는데 이러한 심정을 알기라도 하는 지 괴기스러운 풍력발전기 울음소리는 소름끼치게 하더라.
04:40
선자령 가는 길은 여러 번 와 보았던 곳 이기에 어둠속을 걸어 가기로 하였다.
대관령에서 선자령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왼 쪽으로 내려서는 길목에는
범일국사를 모시는 성황당이 있고 김유신장군을 모시는 산신당이 있으며 이들은 강릉단오제의 주신이 되는 분들로 횡계리 산1-1번지에 위치한 대관령성황당는 5평정도의 목조건물에 기와지붕을 얹었고 산신각은 한칸짜리 목조에 기와을 얹은 형태로 강릉시에서 보존하고 있으며 매년 음력4월15일 단오제에 맞추어 제사를 지내오고 있다.
우리나라 제일의 적설량을 자랑하던 대관령고원는 이제 풍력발전시설물과 600여만평에 달하는 목초지를
가로지르는 23km도로가 거미줄처럼 펼쳐져 있고 삼양목장에서 7.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관광안내를 하고 있다.
가는 길에 만나는 붓꽃
비를 맞으면서도 화려한 치장을 하고 길손을 맞이하는 수 많은 야생화들의 재롱은 빗길을 걸어가는 우리에게
줄거움을 안겨 주었다.
오늘 따라 비상용으로 항상 가지고 다니던 고어자켓 챙겨오지 않아 얇은 우비때문에 더욱 고생하게 되었다.
05:57
새봉과 곤신봉 사이에 위치한 선자령은 서북 방향에 오대산과 황병산이 자리 잡고 남.서쪽에는 제왕산과 발왕산이 자리 잡아 오행을 이루며 동쪽에는 강릉시와 서쪽으로는 평창군(횡계)이 자리 잡고 있어 산군을 조망하며 걸어가는 마루금은 심장 뜨겁게 할 것이다.
선자령은
산경표에 “대관산”이라 하였고 동국여지지도에“보현산”태고사법에는 “만월산((선자령 아래 보현사에서 바라보는 봉우리의 모습이 보름달처럼 둥그런 모습이라 만월이라 하였다)”으로 적혀 있으나 “선자령”으로 불리게 된 뚜렷한 기록은 없어 보인다.
다만“山”이 “嶺“으로 둔갑 된 것을 유추 해 보면 대관령이 뚫리기 전 관동(강릉)과 관서(원주)를 넘나 들던 사람들의 발걸음에 의해 ”령“으로 불려 지게 된 것으로 보이며 ”선자“의 지명은 계곡의 경치에 반한 선녀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내려 와 목욕을 하고 놀다 하늘로 올라 갔다는 전설에 유래하여 ”仙子嶺“이라 하지만 고갯마루 넘어가며 바람결에 나풀거리는 선비들의 옷 자락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선자처럼 그 모습 아름다워 "선자령"이라 했다면 더 민초적인 것이 되었을텐데? 하는 넋두리 해 본다.
06:54
대공산성터 갈림길
여기서 잠시 알바를 하였다.
벌목선 따라 진행해야 하는 데 대공산성 방향의 가지줄기로 내려갔으니...
오대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에 우뚝 솟아 있는 매봉을 지나 소황병산 가는 길은 대간길에서 벗어난 황병산을 조망할 수 있으나 군부대 시설물로 갈 수 없는 금지의 산이라 눈요기만으로 충분하고 초지를 가로지르는 소황병산 지나는 길목에는 황소만한 멧돼지 뛰 노는 곳이요. 분홍바늘꽃 지천으로 피어있어 대간꾼들의 발걸음 한결 가볍게 해 준다.
대관령에서 진고개 까지 이어지는 마루금상 주봉이라 할 수 있는 황병산줄기 마지막 부분에는 대동여지도 등에 “청학산”이라 명기되어 있는 “노인봉”에 이르게 되는 데 암릉으로 이루어진 노인봉에서 조망하는 하늘금은 오대산방향과 지나 온 마루금을 타고 넘나 드는 운해의 仙界로 이끌어 간다.
피나물(참나물)
안개비는 계속하여 내리고...
신발은 젖어 든지 오래라....
발가락 오형제의 아우성 대단하다.
07:00
곤신봉
곤신봉은 강릉부사의 집무실이 있던 동헌(칠사당)의 서쪽에 자리잡아 풍수지리 24방에서 볼 때 곤신(坤申)에 속하므로
“곤신봉"이라 했으며 곤신봉의 가지줄기에는 ”대궁산성“이 있다.
07:25
임도삼거리
태극기를 휘날리며 영화촬영지
08:41
무인대피소
우리는 여기에서 오랫동안 쉬어 가기로 한다.
비에 젖어버린 옷도 바꿔 입어야 하고 아침도 해결해야하고...
그런데 가는 날 장날이라고 오늘 따라 버너가 고장이 나 버렸다.
콕크의 고무바킹이 망가져 기름이 새고 말았으니....
빵 한조각에 소주한 잔으로 대신하고 빗줄기 그치기를 기다리지만 하세월이라 저체온에 전신은 사시나무 떨듯하여
곧 바로 진행하기로 한다.
변죽을 부리는 날씨는 시시각각 시계를 바꾸어 놓는다.
매봉 가는 길
08:59
매봉 가는 길
매봉
응봉이나 매봉이나.
매 한가지이지만 매봉이 더 친근한 것은 순수 우리말이라 그럴 것이다..
여기에 진달래는 지금이 한창이다.
철쭉은 이제야 꽃망울 맺기 시작하고 있다.
09:16
매봉정상부
여기서부터 노인봉대피소까지 출입통제구간이다.
10:27
황병산 가는 길목 바위가 있는 곳에 이르자 빗줄기 멈추기 시작하니 운무로 자욱하던 하늘은
순식간에 아름다운 뭉게구름으로 바꾸어 놓는다.
우리는 여기에서 옷 가지와 신발을 말리며 한 시간 이상 머물렀다.
발왕산 방향(좌측의 풍력발전기 있는 곳은 한일목장)
소황병산
매봉에서 이어지는 대관령방향.
횡계팔경의 하나인 유난히도 맑은 흰구름떼..
소황병산 마루금에서 조망하는 매봉
12:33
횡계팔경(橫溪八景)
1. 刀山狂風(칼산에 휘몰아치는 매운 바람)
2. 黃柄白雲(黃柄山의 높이 뜬 구름)
3. 嶺路行人(大關嶺 아흔 아홉 구비 돌아 오가는 行人)
4. 橫溪垂約(橫溪里 三井坪의 고기 낚는 것)
5. 高樓晴月(高樓山에 맑게 갠 달)
6. 曉星霽月(曉星山의 밝은 달)
7. 祥鳳落照(祥鳳嶺의 해가 지는 光景)
8. 能政出日(能政山에 해가 돋아 오르는 光景)
노인봉방향(마루금주의)
노인봉
만개한 진달래
괴목
14:24
현대식 대피소 시설로 중건하였다.
(야간 통과시 알바주의)
발레리나
14:39
노인봉
심마니의 꿈 속에 노인이 나타나 산삼이 있는 곳을 알려주어 "노인봉'이라 지명 했다는 유래가 있다.
노인봉에서 조망하는 황병산
소금강계곡
기암절벽이 금강산을 닮았다고 하여 소금강이라 하고....
대동여지도에는 청학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노인봉 정상의 풍경!
누구를 위한 낙서인가?
산사랑님 할 일이 또 하나 생겼다
날로 일취월장하는 사진솜씨가 머지 않아 작품전을 열어도 될 한산님의 열정!
15:03
노인봉 삼거리
동대산
진고개 가는 길
짝바위골
뒤 돌아 보는 노인봉
16:10
진고개는 대동여지도와 기타 문헌에 니현( 泥峴) 으로 표기되어 있는 것이 보이는데 이것은
“긴고개”가 “진고개”로 변음 되었다가 "泥峴"으로 한자화 된 것으로 보인다.
(긴 고개를 (長嶺)으로 표기하기도 하였다)
17:16
진고개 휴게소에서 두부찌게에 저녁을 겸한 식사를 마치고 산나물에 찬기름 가득부어 주먹밥 만들어서
동대산으로 향한다.
원래 계획은 진고개에서 비박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조금 더 진행하여 다음날을 대비하였다.
귀경하는 대중교통 시간 때문에....
18:29
동대산 안부(정상은 100여미터 지점에 있다)
18:32
정상
동대산에서 조망하는 황병산
멧돼지 닮았나?
19:10
동대산에서 30여분 더 진행하여 1300봉을 가리키는 이정표 뒷편에 잠자리 잡고
상왕봉으로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
잠들기 전 소주한 잔에 세상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
요즘 방황에서 벗어나고 있는 아들놈과 말 없는 대화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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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일기예보를 믿고 가볍게 준비한 옷 차림에 많은 고생을 한 산행이었다.
대관령 오는 길에 만나는 수 많은 야생화와 대화는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줄거움이 있었고
매봉을 지나 소황병산 가는 중간 지점의 바위에서 한 시간이 넘게 구름떼의 이동을 바라보는
망중한은 오늘 산행의 최고의 선물이었다.
더욱
아무도 없는 우리들만의 세상이라 비에 젖은 옷가지 말리려고 훌훌 벗어서 나무가지에 걸쳐놓고
팬티차림으로 푸른 초원과 하늘을 바라보는 줄거움을 모처럼 속세를 벗어나 자연속에 파 묻힌 시간이었다.
잠자리에서
이제 방황에서 벗어나고 있는 아이와 말 없는 대화는 애비로서 보살펴 주지 못 한 회한으로
뒤척이는 시간이었고 밤새 불어대는 세찬 바람은 아이에게 남아있는 나쁜 기운들을 모두 날려버리기를
기도 했다.
[스크랩] 백두대간의 꿈! 구룡령에서~조침령까지 -북진32구간- (0) | 2008.06.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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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백두대간의 꿈! 동대산에서 ~구룡령까지 -북진31-2구간- (0) | 2008.05.10 |
[스크랩] 백두대간의 꿈! 삽당령에서 대관령까지 -북진 30-2구간- (0) | 2008.04.24 |
[스크랩] 백두대간의 꿈! 원방재에서 삽당령까지-북진30-1구간- (0) | 2008.04.23 |
[스크랩] 백두대간의 꿈! 댓재에서~백복(봉)령까지 -북진 29-2구간- (0) | 2008.04.11 |